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필름 사진을 처음 찍어보았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찬빛’에 들어오기 전까지 필름에 대해선 단 하나도 알지 못했습니다. 필름도 종류가 셀 수 없이 많고,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조차도요.
그래서인지 필름 사진에 대한 설명 하나하나가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세계가 넓어지는 건 언제나 행복하니까요!
제가 찬빛을 통해 필름의 세계와 닿을 수 있었던 것처럼, 님도 찬빛을 통해 필름의 세계로 떠나보아요 📸
수아 드림.
📮 . . . . . . . . . . ✉
오늘 레터로 심도 Vol.5가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4월의 봄과 함께 새로운 시즌 Vol.6로 다시 찾아 뵐게요!
앞으로도 이어질 찬란한 이야기들에 계속해서 함께해 주시길 바라며,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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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사지>
글과 필름 - 진담
안녕하세요, 진담입니다.
필름… 좋아하세요? 저는 참 좋아합니다. 사실 필름 사진에 본격적으로 애정을 붙인 건 찬빛 입부 후였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친구들과 추억 남기기 용으로만 다회용 토이 카메라를 사용했으니까요. 어쩌다 손에 분수에 맞지 않는 수동카메라가 쥐어지고 난 후부터는 찬빛에 들어와 열심히 카메라와 필름을 알아가기 시작했답니다. 마찬가지로 출사도 이전에는 경험이 없다가 찬빛에 들어오고 처음으로 다녀보게 됐어요. 지금은 컷 수를 얼른 채우고 현상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서도 틈이 나면 찍으러 다니곤 합니다. 필름의 세계로 초대받으신 님께 개인적인 출사지 선정 팁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잡고 싶은 것
개인적으로는 ‘어디로 갈지’보단, ‘내가 무엇을 보고 싶은지’를 먼저 염두에 두고 정합니다. ‘오늘은 겨울의 정취를 더 느끼고 싶다’ 하면 눈이 예쁘게 쌓인 풍경이 있는 장소를 위주로 찾아보고, ‘물에 비친 윤슬을 보고 싶다’ 하면 한강이나 호수에 찾아가곤 합니다. 내가 네모난 프레임에 담아 가둬서 영원히 잡아두고 싶은 순간은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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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고 싶어 강릉에 갔습니다.
2. 일상 속 작고 크게 보기
굳이 특별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도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주변 구석구석도 잘 관찰하고 전체적인 풍경도 자주 훑으며 프레임 견적을 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카메라를 든 후부터 동체시력이 좋아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작게도 보고 크게도 보며, 나의 소중한 한 컷을 쓸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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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모양 커버가 귀엽습니다.
3. 어디라도 •••
어디라도 나가서 찍고 싶은데 새로운 장소를 서치하기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님께 찬빛 출사의 주제로 쓰였던 두 가지 재미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랜덤 출사) 서울 지도와 펜을 준비합니다, 하나 둘 셋! 눈을 감고 지도에 펜을 떨어트립니다, 찍힌 지역으로 출사 떠나기!
(한글날 특집) ㄱㄴㄷㄹ... 자음을 하나 정하고 자음의 꽁무니를 쫓아다녀요. ex. ‘ㅇ’: 연남동, 연필 가게...
이처럼 출사지 선정에 대한 짧은 가이드를 적어보았어요. 장소 선정도 중요하지만, [낭만 = 필름]이기에 일상을 낭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별것 아닌 풍경도 영화처럼 보는 낭만을 가지는 것이 멋진 사진예술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순간 포착한 사진이 맘에 드는 경우가 참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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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컷을 채우기 위해 택시 안에서 급히 찍은 사진
님도 뷰파인더 안에 님만의 낭만과 사랑을 가득가득 담아보시길 바라며, 뿌듯한 출사 되세요!
진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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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메라>
글과 필름 - 루이 25세
안녕하세요, 루이 25세입니다. 어느덧 2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개강 준비는 잘 하고 계신가요? 심도의 구독자 여러분 중에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보신 분도, 아직 접해보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저는 카메라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기종을 사용해보았는데요, 모든 상황에서 만능인 카메라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신, 각 카메라마다 장점이 달라 사진을 찍는 목적에 따라 적합한 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오늘은 제 경험을 토대로 어떤 상황에서 무슨 카메라를 사용하면 좋을지 추천해 드릴게요.
1. 여행에서 쓰고 싶다!
여행에서는 편하고 가벼운 카메라가 최고죠. 가벼운 자동카메라로 유명한 올림포스 뮤 시리즈나 후지필름 티아라를 추천 드립니다. 둘 다 줌렌즈와 단렌즈 기종이 모두 출시되었어요. 줌은 유용하지만, 단렌즈에 비해 조리개 값이 높고 고장이 잦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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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티아라
2. 인물사진을 찍고 싶다!
아웃포커싱이 된 심도 얕은 인물 사진을 원하신다면, 수동 카메라 미놀타 X-700, 니콘 FM2, 캐논 AE-1을 추천 드립니다. 수동 카메라는 자동 카메라에 비해 견고하게 만들어져 고장이 덜 난다는 장점이 있어요. 니콘 FM2 처럼 완전 기계식인 카메라는 배터리도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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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X-300
3. 카메라를 소품으로 활용하고 싶다!
저도 성능보다 디자인이 중요한 사람이라 예쁜 카메라를 많이 찾아다녔는데요. 우선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 이안리플렉스 카메라 ‘롤라이 플렉스’를 추천 드립니다. 이 카메라는 비비안 마이어의 카메라로도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필름카메라인 롤라이 35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죠. 클래식한 디자인과 뛰어난 렌즈 덕분에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한, 독특한 카메라를 찾으시는 분들에겐 올림푸스 O-product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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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 35T
4. 가성비를 챙기고 싶다!
하프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면 한 프레임에 2컷씩, 한 롤에 총 72장을 찍을 수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는 카메라는 올림푸스 pen EE3인 것 같아요. 코닥에서 출시한 하프 토이카메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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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ee3
마지막으로 제가 쓰는 카메라를 소개해 드릴게요. 지금까지 사용해본 캐논 오토보이2, 코니카 E35 flashback(?), 올림푸스 pen-EE3, 캐논 오토보이 S2 XL, 니콘 FM2, 미놀타 X-700, X-300, 롤라이 35 T가 있고, 현재 X-300과 후지필름 티아라를 주력으로 쓰고 있습니다. 물론 또 바뀔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궁금한 카메라가 많거든요. 하지만 어떤 카메라를 쓰느냐보다 사진을 찍는 행위에 집중하면, 더 즐거운 사진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필름카메라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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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름>
글과 필름 - 못
심도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찬빛 부원들의 필름 사진과 글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심도에는 다정하게 건네는 인트로, 매주 다른 좋은 주제도, 꼭꼭 눌러 담은 서너 편의 글도 있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필름 사진'이 있습니다! 필름의 특성상 매 주제를 위한 꼭 맞는 사진을 바로 찍어서 보내드리는 못하지만, 그 대신 필름에 쌓인 소중한 시간도 함께 담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손쉽게 찍을 수 있고,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사진이 아닌 '필름'을 보내는 이유가 궁금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건 당연히 저희 찬빛이 필름 사진 동아리여서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기록의 방법으로 필름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필름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토록 사랑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은 사랑하는 '필름'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님께서 필름에 입문하고자 하시거나, 누군가를 필름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으시다면 이번 심도가 도움이 될 거예요! ( ⸝⸝⸝ᵔᵔ⸝⸝⸝ )
아름다운 빛깔을 담아내는 필름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 컬러 네거티브 필름, 흑백 필름, 슬라이드 필름, 영화용 필름으로 나뉘어요.
컬러 네거티브 필름은 가장 흔히 쓰이는 필름입니다. 옛날앨범 속 부모님이 모아두신 갈색 셀로판지 같은 필름을 보신 적 있나요? 색깔이 반전된 듯 이상하게 보이는 그 필름이 바로! 필름은 이름에 모든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컬러 (흑백이 아닌 컬러로 찍힌다.) + 네거티브 (필름에 상이 반전되어 맺힌다.) + 필름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필름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어 선택의 폭도 넓고, 모든 현상소에서 현상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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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dak Pro Image 100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필름 중 하나입니다! 따스하고 부드럽지만 흐리진 않게 색채를 담아내요.
흑백 필름은 말 그대로 흑백으로 찍히는 필름입니다. 컬러 네거티브 필름보다 현상이 까다롭고, 가격도 대체로 더 높답니다. 하지만, 빛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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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fa APX 400, 매실의 필름
흑백 사진을 볼 때마다 아주 선이 고운 소묘 같다는 생각을 해요! 매실이 담아낸 문과 문을 통과하는 빛들이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혹시 네모난 플라스틱 프레임 가운데에 반투명한 사진이 들어있는 필름을 보신 적 있나요? 그게 바로 슬라이드 필름이랍니다. 슬라이드 필름은 상의 색상이 필름에 반대로 맺히는 컬러 네거티브 필름과 달리 상이 그대로 담긴다는 특징이 있죠. 현상 후 디지털 파일로 받거나, 인화로 하지 않고 필름만 보아도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답니다. 필름을 잘라 마운트에 끼워 선물하거나 간직하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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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dak E100D
저의 첫 슬라이드 필름 롤입니다... 첫 번째 사진이랑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이에요. 수하물 검사 엑스레이를 거치면서 필름이 손상되어 이 롤의 모든 사진이 이렇게 어둡게 나왔답니다 😓 필름을 들고 여행을 가실 경우, 꼭! 수검사를 요청하세요... 꼭이요.......
마지막으로, 영화용 필름은 말 그대로 영화 촬영을 위해 제작된 필름인데요. 영화용 필름을 필름 카메라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어요. 영화용 필름은 그중 특히 텅스텐 필름은 대개 푸른색을 띤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전에는 영화 촬영에 주로 주광색 조명을 사용하였다고 해요. 영화가 실제 색감보다 노랗고 따뜻하게 보이는 걸 중화하기 위해 필름을 푸른 색감을 띄게 제작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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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still 50D
이 필름에는 D가 붙죠! Daylight 즉, 주광용 필름이란 뜻입니다. 이 필름 특유의 어슴푸레하지만 붉게 번지는 빛을 참 좋아합니다!
세어보니 30 롤*정도의 필름을 찍었네요! 필름이 쌓일수록 심도에 전할 사진의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차곡차곡 쌓이는 매거진*과 현상본이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만의 도서관에 서고가 차곡차곡 늘어나는 기분이랍니다 ^_^
*롤: 필름의 단위
*매거진: 필름 통, 심도 지면 우측 상단에 있는 로고가 바로 매거진이에요!
필름 느낌의 필터는 절대로 진짜 필름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한 컷 한 컷 소중하게, 조금은 번거롭게 찍은 필름 속에는 그 순간만의 빛이 영원히 남아있거든요! 님에게도 필름을 사랑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시간이 되었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심도 Vol.5에서 님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Vol.6에서 봬요! 그때까지 안녕히!
못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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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SIMDO)의 다섯 번째 시즌, Vol.5. (2024. 10. ~ 2025. 2.)
- 참여한 사람들 -
글과 필름 흰동가리, 김미정, 몽돌, 박유영(매실), 박희연, 송채민(루이 24->25세), 영원, 유수민(못), 유혜원(버즈), 이유진(Raven), 이지민(시끄러운 먼지), 조현진, 최재원(하나), 홍수아
발행 레이아웃 최재원 인트로 김현정, 조현진, 홍수아
교정 유수민, 유혜원, 이지민
디자인 로고 박소연 카드뉴스 송현경
총괄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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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심도 깊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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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텅이의 사진을 부드럽게 짓누르고 있는 엄지손가락은
어쩌면 깊다란 추억의 홍수에 잠식되었다는 징표가 아닐까.
그중 한 장을 꺼내 들어 하늘에 비추어보고 있노라면,
어떤 이의 인생을 통째로 뒤집어쓰게 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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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96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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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4월에 새로운 시즌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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