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낭만이라는 말은 왜 제 마음을 간지럽힐까요.
표현하기 간지러운 것들을 괜히 낭만이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빛나는 야경을 보면서,
짙어지는 단풍의 붉음을 느끼면서,
또 친구들과 건배를 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낭만은
하나둘씩 제 공간을 채워나갑니다.
작은 구슬같은 낭만을 들여다보았을 때,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은 그 어떤 것보다도 행복에 가까울 것입니다.
여러분의 낭만은 어떤가요?
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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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필름 - Raven
여러분은 ‘낭만’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여행, 사랑, 추억, 소풍... 이 정도의 것들이 떠오르네요.
;) 오늘은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바다를 참 좋아했습니다.
이전의 이야기들에서도 바다 이야기를 참 많이 한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그만큼 바다를 좋아한다는 거겠죠? 어릴 때의 저는 참 겁이 없었습니다. 노란 고무 튜브 하나만 있으면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도 두려워하지 않았죠. 그저 물에 둥둥 떠서는 더 멀리 멀리 나아갈 궁리만 했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그저 작은 점일뿐이었을 텐데, 그때는 튜브를 타고 멀리 나아가는 제가 그렇게 크게 느껴졌습니다. 물 속에 있는 몸은 시원해서 좋았고, 물 밖에 나와있는 몸은 햇볕으로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온 몸의 살들이 붉게 타버릴 때까지 물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죠. 저는 그 때의 제가 꼭 해파리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해파리는 헤엄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수면을 떠돌며 생활한다고 합니다. 수영은 하지 못하지만 바다를 좋아해서 튜브의 힘을 빌려 둥둥 떠다니는 제가 꼭 해파리 같았습니다. 이번 여름엔 하지 못했지만, 다가올 또 다른 여름에는 커다란 바다를 유영하는 행복한 해파리의 모습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처음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곳, 혹은 의미있는 곳들을 여행하는 데에서 오는 설렘과 기대를 제대로 표현한 말인 것 같아 좋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여행’도 사실 바다와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성인이 되면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는데요. 혼자 여행을 가는 일입니다.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낭만적인데, 또 혼자 가는 여행이라니 얼마나 낭만적일지 기대가 됩니다. 아직 혼자 여행을 가본 적은 없지만, 처음 가게 되는 곳은 부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것도 글로 적어보고 싶네요;) ) 부산 곳곳에는 어릴 적 추억의 흔적들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사실 제가 바다를 이토록 사랑하게 된 데에는 바다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그 아름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모님이 바쁘셔도 매년 시간을 내 함께 바다로 여행을 갔던 그때의 행복한 기억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희가 학교에 들어가고 바빠지면서 그 전보다는 여행을 잘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바다를 보면 어릴 때의 추억들이 파도를 타고 저에게 흘러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꼭 가족들과 함께 갔던 그 모든 곳들을 홀로 되짚어보며 그때를 추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이 끝난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해변가에 앉아서 해가 뜨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싶습니다. 나의 모든 추억을 되돌아보고, 나의 새로운 시작과 또 다시 쌓여갈 추억들을 위한 일종의 기념이랄까요?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저의 발 닿는 곳에 따라 흘러가듯이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바다와의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저에게 바다는 모든 추억을 품은 기억 구슬이자, 언제든 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며, 가까이 살아가고 싶은 장소입니다. 어려분에게는 어떤 장소가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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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과 필름 - 희미
안녕하세요, 희미입니다.
저에게 낭만이란 비효율적이며 때로는 불완전한 순간입니다. 필름 카메라는 이러한 낭만을 닮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필름 카메라를 드는 이유와 그 속에서 발견한 낭만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필름 카메라를 드는 순간에는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필름 카메라는 순간의 무게를 고요히 느끼게 하죠.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없고, 수정을 거듭할 수 없는 비효율성 속에서 저는 잠시 잊고 지내던 낭만을 발견합니다. 순간을 붙잡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그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려는 과정은 마치 낭만을 좇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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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필름 사진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빛이 부족해서 희미하고, 흔들린 채로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낭만을 느낍니다. 단순한 기록이 아닌, 그 순간의 감정과 저의 고유한 시선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순간도, 예상치 못한 결과도 모두 낭만 덕분에 괜찮게 느껴집니다.
저는 효율성에 잠식당한 시대 속에서, 잠시 멈춰 낭만을 좇기 위해 필름 카메라를 듭니다. 비록 비효율적이라 해도 괜찮습니다. 어쩌면 낭만은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작은 여백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장면들 속에서 피어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낭만을 좇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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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과 필름 - 못
님께,
어느새 낭만이란 단어도 유행이 된 것 같지만 저는 이 유행이 반갑습니다.
굳이, 괜스레 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필름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걷고, 아날로그 감성으로 순간을 담아내는 일.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것들에 설렘을 느낍니다. 필름 사진은 그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설렘이 있습니다. 현상된 사진을 받아보기 전까지는 어떤 모습으로 담겼을지 알 수 없는 그 기다림이 주는 특별한 감정.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필름에 담으며, 우리는 평범한 날들을 조금 더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친구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까지. 낭만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고, 그것을 기록하고 기억하려는 우리의 작은 노력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어쩌면 필름 카메라가 주는 매력은 바로 이 불완전함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담아낼 수 있죠.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 한 롤의 필름이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상된 사진을 받아들 때의 그 설렘까지. 이 모든 과정이 우리의 기다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낭만적인 순간들이, 당신의 일상에도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필름 속에 담긴 우리의 추억처럼, 님의 하루하루도 아름답게 현상되기를 바라요. 이제 곧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올해도 당신은 수많은 순간들을 필름에 담아왔겠죠.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남은 시간도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가며,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길요! 다가오는 새해에도 당신의 카메라 렌즈 속에 담기는 모든 순간이 빛나기를 소망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못으로부터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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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심도 깊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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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망의 받침을 왼쪽으로 180도 회전하면,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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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조현진 최재원 홍수아
교정 유수민 유혜원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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