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담입니다.
다가온 가을에 모두 간간이 행복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소확행 하면 떠오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길을 걷다 마주친 귀여운 고양이도 소확행이고, 풀숲을 들여다보았을 때 우연히 네잎클로버가 고개를 내민 순간도 소확행! 힘든 하루 끝에 맛있는 야식을 먹을 때도 소확행...
정말 많은 행복들이 삶 곳곳에 숨어있기에, 어느 하나가 나의 소확행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저만의 특별한 소확행을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개 네 가지 선택지 안에서 답을 고르곤 합니다. 하지만 저의 대답은… 환절기!
저는 환절기를 유독 좋아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양상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내가 사는 이 세계가 멈춰있는 세계가 아니라, 나와 이 시간이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앙상한 나뭇가지가 영원할 것 같다가도 어느 날 따뜻한 바람이 코끝을 훅! 하고 스치면, 눈앞에는 어린잎이 돋아나 있습니다.
작은 잎이 돋아난 바다 포도 모양의 나무는 금세 자라나고, 태양도 우리도 좀처럼 잠에 들지 않는 계절이 옵니다.
아무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느껴지면, 가을입니다. 긴 소매가 팔에 닿는 느낌이 새삼스럽게도 생경하고, 고양이들은 몸을 부풀립니다.
다시 또 돌아온 겨울엔 포근한 목도리를 턱 끝까지 둘둘 두릅니다. 매년 들어도 매번 설레는 캐롤을 조금 이르지만 틀어봅니다.
모든 감각을 열어 이 지구의 공전을 지켜보는 일은, 내가 이 커다란 우주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온몸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 감각을 최대한으로 사랑합니다.
어느 날 지구에 덜컥 내던져진 우리는, 지구 여행자! 여행자로서 지구 관찰일지를 열심히 써보면 내가 발 디디고 사는 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관찰일지 덕분에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해지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남들보다 약간 더 힘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들도, 가을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