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언제나 우리 앞에 발자국을 남기는 어른들은 말해요
이십 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그리곤 이십 대를 완벽히 보낼 수 있는 지침까지 마련해줘요.
마치 이 시기를 헛되이 보내면 안 되는 것처럼요.
앞에 찍힌 한 방향의 발자국에 발을 포개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요.
그런 수많은 지저귐은 늘 존재할 거예요.
그들에게 우리는 언제나 푸르게 보일 테니까요.
원체 갖지 못하는 것을 찬미하기 때문이겠지요, 인간은
하지만 우리가 서있어야 할 더 많은 곳은 청춘이라 불리지 않는, 그 이면의 시간임을 기억하세요.
더 이상 눈앞이 푸르지 않더라도, 그 푸르름을 벗어내게 되더라도 괜찮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마주할 시간을 너무 두려워하지는 않으면 좋겠습니다.
무개 드림.
📮 . . . . . . . . . . ✉
오늘 레터로 심도 Vol.4가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10월의 가을과 함께 새로운 시즌 Vol.5로 다시 찾아 뵐게요!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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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춘 그리고 기록
글과 필름 - 수아
청춘, 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맑은 하늘 밑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일까요. ( ̄▽ ̄) 저도 같이 무언가에 매달려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열심히라... 글을 쓰면서 제가 좋아했던, 노력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음, 저는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독서도 편식을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딱 좋아하는 장르,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만 읽었습니다. 특히 김초엽 작가의 글을 열심히 읽었어요. 물론 지금도 정말 좋아합니다! 그리고... 기록 남기는 걸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다이어리로 시작해서, 하루하루 느꼈던 감정들과 일을 쓰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저만의 블로그를 만들어 매주 글을 남기기도 했고요. 블로그는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글을 쓰다가, 전에 남겼던 글을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사진과 직접 쓴 말들까지, 그때를 떠올리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 이렇게 남겨둬서 정말 좋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제 일상의 사소한 조각들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미래의 제가 청춘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도 청춘을 떠올릴 수 있는 기록이 있나요? 여러분의 청춘이 궁금해지는 오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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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청춘을 이루는 작은 조각들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김초엽 작가를 사랑하게 된 첫 작품입니다. 4년째 좋아하고 있어요.
Mrs. GREEN APPLE
일본의 밴드입니다. 한 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 (≧▽≦) 추천곡은 Lila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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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빚
글과 필름 - 영원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나는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무엇이냐 물으면 항상 행운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7을 꼽던 습관이 있었다. 인생의 어떤 순간과 사건을 계기로 내 습관은 한 층 내려앉아 6에 안착하게 되었고, 이후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마치 원고를 작성하던 중 함께 있던 친구와의 대화로 인해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바뀌게 된 지금처럼….
청춘, 과연 청춘이 무엇인지. 정작 청춘이라고 정의된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이 주제를 직접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여태 써온 글과는 다르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을 봐서도.
20, 21, 22, 그리고 23살을 두 번 살고 있는 지금까지 내가 청춘이라는 단어를 빌려서 말하고 싶은 것은 ‘정’인 듯싶다. 관계를 떠올릴 때 어떤 의미로든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손가락에 꼽힐 정도만큼은 있지 않나. 한때 나와 맺어진 모든 인연을 다 ‘정’에 빗대고 싶은 마음에, 내 손가락은 발가락을 빌려와서 덧대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 시절을 겪었던 나에게 ‘정’인은 어떠한 가락과 같은 존재겠구나.
생김새는 비슷할지라도 다른 가락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사람이겠구나.
이름은 비슷할지라도 전혀 다른 뜻을 가진 가락을 타고 흘러넘치는 사람이겠구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의 풍경처럼 밀려옴이 전혀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겠구나.
만약 이것도 아니라면,
당신은 내가 발가락에게 빚을 진 사실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겠구나.
당신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이를 전할 수 있어 기쁜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나눌 수 있는 청춘의 한 조각이다.
Film.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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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춘
글과 필름 - Raven
청춘이라 하면 제 고삼 시절이 생각납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 많은 기억이 미화되었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과거들은 필터가 씌워진 듯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돌아보면 그때가 참 아름다웠던 시절이라는 것만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아픈 기억들도 많았지만 그만큼 찬란히 빛나는 기억들도 있었기에 그 시절을 버텨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고는 합니다. 지금부터 그중 몇 가지 재미있었던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리려고 해요.
저희 고등학교는 높은 언덕길을 올라야만 등교를 할 수 있는 악명 높은 곳이었습니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 헉헉대며 올랐고, 겨울에는 미끄러져 넘어질까 아슬아슬 올랐습니다. 그때는 너무 힘들고 싫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어둡고 부지가 높아 저녁이 되면 별이 참 예쁘게도 떴습니다. 하루는 아이들과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운동장에 드러누워 가만히 별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한 열댓 명의 아이들이 큰 띠를 이룬 채 가만히 누워 별을 배경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순간의 분위기와 그때의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어디서 보았던 별들보다 더욱 밝게 빛났고, 여름밤의 공기는 시원하고 포근했습니다. 아직도 친구들을 만나면 가끔씩 그날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때의 그 아이들과 다시 모여서 그 찬란했던 장면과 꼭 한 번 재회하고 싶습니다.
그해 장마 중 하루,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저는 저녁을 먹고 계단을 내려오는 길이었죠. 저와 제 친구들은 비 오는 하늘을 구경하다가 서로를 마주 보았고, 누가 짜기라도 한 듯 바로 그 빗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날 빗속에서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모릅니다. 슬리퍼 하나만 신고 학교 운동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흙탕물을 참방참방 밟으며 놀았습니다. 그렇게 빗속을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뛰놀았던 건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이었을 겁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에 저와 제 친구들은 비에 젖은 채로 행복하게 웃었습니다. 물론 아무 대책 없이 신나게 논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지만요. 그렇게 온몸이 쫄딱 젖은 채 에어컨 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야자 3교시까지 마치고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삼의 기적이었을까요? 다행히 누구 하나 감기에 걸리지 않고 다음 날 모두 건강히 등교했답니다! 이렇게 고삼 시절은 저에게 가장 힘든 시절이자, 또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로 가득한 제 인생의 ‘청춘의 계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청춘의 기억은 언제인가요?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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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푸른 봄
글과 필름 - 무개
시간은 숨 쉬는 모든 것들을 같은 속도로 지나쳐요.
그러므로 푸른 봄은 누구나 목격하는 시기이겠네요.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__이라 일컬어지는 시간 한가운데 서 있겠지요.
그렇게 파랗다고, 듣고 들은 봄의 형상이 어땠나요
모든 걸 훌훌 벗어내고 내달릴 수 있는 초원이 끝도 없이 있던가요.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펼쳐진 봄을 한가득 담아내느라 아래는 보지 않았나요.
발을 옥죄던 차가운 사슬은 보이지 않던가요
__이라는 이름을 허락해 놓고, 실제로는 우리를 묶어놓으려 해요.
봄을 이미 살아낸 어른들이, 돌아오지 않는 봄을 시기하는 걸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푸르게 돋아난 새싹들을 한움큼 쥘 수 있는 것도,
하늘과 구분되지 않을 푸르른 지평선에 닿아 있는 것도
우리라는 걸
* 청춘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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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을 거니는 동안 환대만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부디 내가 건네는 시선은 언제나 다정함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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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SIMDO)의 네 번째 시즌, Vol.4. (2024.4. ~ 2024.8.)
- 참여한 사람들 -
글과 필름 김수경, 칠셋, 김하정(사랑으로-), 박유영(매실), 영원, 유수민(못), 유혜원, 이윤혜(뮤시), 무개, 이유진(Raven), 장지원, 최재원(하나), 홍수아, 홍희서(57)
발행 레이아웃 최재원 인트로 이승현, 이유진, 홍수아
교정 김수경, 박유영, 장지원
디자인 로고 박소연 카드뉴스 김민경
총괄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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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76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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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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