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사실 전 비가 오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특이하게도 천둥치는 것은 좋아합니다.
검게 물들었던 하늘이 순식간에 하얗게 점멸되고,
거대한 빛이 온 세상을 집어삼킨 듯 밝아지는 그 순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이 보고파서 천둥치는 날이면 하염없이 창밖을 보고 있기도 합니다.
장마를 유독 싫어하는 제가 이 여름을 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여름의 어떤 부분이 싫으면, 좋은 부분을 또 하나 만들어내 사랑하면 됩니다.
세상의 찬란한 것들이 녹아 합쳐져 만들어진 이 계절을,
여러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내고 계신가요?
Raven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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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필름 - 57
- 여름의 꽃, 능소화
길가나 집 담벼락에 피어 있는 능소화를 보면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여름의 강렬한 태양을 연상시키는 주황색 꽃들은 초여름의 설렘, 한여름의 열정, 늦여름의 여운까지 여름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온종일 에어컨 바람 아래에 있지만 말고 여름의 흔적을 찾으며 산책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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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추억, MT
동기들, 동아리 사람들과 다 같이 떠나는 여름 MT! 대학생이 되기 전부터 로망이었다. 재작년 여름에 동기들과 양평으로 다녀온 MT는 매년 여름이 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추억이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별장 바로 앞 계곡에서 다 같이 발을 담갔다. 해가 질 때쯤엔 도란도란 앉아 바비큐 파티를 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술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게임을 즐기며 우리는 밤늦도록 웃고 떠들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여름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우리의 청춘은 바로 지금! 청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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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과 필름 - 사랑으로-
안녕하세요, 심도 구독자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사랑으로-입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워지는 여름,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저의 경우에는 요즘 수박을 달고 지낸답니다.
들마루에 걸터앉아 수박을 한입 크게 집어넣고,
씨앗을 툭,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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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멀리 보냅니다.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샌가 더위는 싹 가시곤 합니다. 오히려 조금 서늘해질지도요.
그리고 매년 8월이 되면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봉숭아꽃(봉선화)을 따다 손톱에 물들이는 것입니다.
해가 산 중턱에서 쉬다 가는 선선한 저녁 시간, 마당을 한 바퀴 돌며 예쁘게 물든 봉숭아 꽃잎과 이파리 몇 개를 따옵니다.
고심 끝에 고른 꽃잎과 이파리, 그리고 명반 한 꼬집을 절구에 넣고 잘 빻아줍니다. 그러면 팔이 아플 때쯤 손톱에 올라갈 녀석들이 준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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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쁘게 완성된 왼손과,
삐뚤빼뚤 올라간 봉숭아꽃과 함께 이곳저곳 물들어버린 오른손입니다.
이제 눈을 감았다 뜨면, 무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할 빨간 손톱이 완성됩니다!
저는 수박과 봉숭아 물들이기로 여름을 보낸답니다. 이렇게 매년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다면 그 계절이 더욱 기다려지곤 해요! 혹시 여러분은 여름에 특별히 하는 행동이 있으신가요? 없다면 이번 방학에 하나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Film.
아래 사진은 수면 잠옷을 입을 때까지 남아있는 빨간 손톱 끝이 포인트랍니다ㅎ 첫 롤 사진이라 초점도 안 잡히고… 정말 알 수 없는 구도로 찍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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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름 조각(빛, 색, 향과 맛)
글과 필름 - 뮤시
이제 매미 울음소리도 잔잔히 들리는 완전한 여름이 되었네요. 저는 4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하지만, 여름에 누릴 수 있는 것은 주변을 가득 채운 초록빛과 시원한 음식(주로 냉면, 빙수와 수박)뿐이라고 생각을 해왔어요. 사실 생각을 했다기보다 매년 여름을 흘려보내는 것에 가까웠는데요. 이젠 그동안 여름을 어떻게 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며, 아래 5가지 조각들을 모아보았습니다.
1. 시각적 여름 : 강렬한 여름빛이 내는 반짝이는 흔적을 바라보기 밖을 걸어 다닐 때나 서점, 카페 내부에 들어온 햇빛이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다 바람이 사이로 끼어들 때, 그 촉감과 온도를 기억해 두면 기분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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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추천 : 새벽 - 문 없는 집
2. 시각적 여름 : 여름에 나는 꽃을 발견해서 사진 찍기 여름에 나는 꽃으로 많이 보이고, 잘 알려진 것은 능소화와 백일홍이에요. 매미 소리와 함께 능소화와 백일홍이 보이면 땀이 뻘뻘 나더라도 꼭 멈춰서 사진을 찍고 간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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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추천 : Sunrise - Tuesday Beach Club
3. 후각적 여름 : 여름 향을 뿌리기 보통 여름 향수로 저는 생화 향수를 뿌렸는데요, 이번 여름에는 그랑핸드의 ‘무나키’라는 향을 만나 여름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여름 향을 옆에 두게 되었답니다. 저는 향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향수를 구비해두는데, 계절별로 어울리는 향수를 갖고 있으면 그 계절을 더 뚜렷이 기억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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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추천 : Deep Green - Christian Kuria
4. 미각적 여름 : 여름 맛을 느끼기 작년부터 유독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소르베, 그라니따 등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들이 자주 떠서 ‘여름 나는 방법 중에 시즌 음식을 먹는 것도 있구나!’라고 인식을 하게 됐어요. 아마 여름 맛을 느끼는 게 여러 방법 중 비교적 쉽고, 직접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저도 아직 안 가보았지만, 가보고 싶은 카페 중에서 여름 디저트가 있는 곳을 추천해 볼게요.
연희동 - 해피앤피스커피클럽
서촌 - mk2 그라니따
후암동 - 스몰이터
(지금 기억나는 곳은 3군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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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추천 : 오렌지의 계절 - Lacuna(라쿠나)
5. 청각적 여름 : 뜨거운 햇볕 아래 그늘에서 & 무작정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앞선 항목마다 추천 음악이 적혀있습니다. 저는 여름에 두 가지 온도의 음악을 듣는데요, 햇볕을 피해 그늘로 가거나 뜨거운 햇빛을 맞고 있을 때 후덥지근하거나 따뜻한 노래를, 아니면 에어컨 바람 속에서 간혹 불어오는 여름 바람을 맞는 듯한 시원한 노래를 들어요.
여름뿐만 아니라 다른 계절을 나는 방법이 생긴다면 일상의 조각이 더 풍부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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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름나(my)기(記)
글과 필름 - 칠셋
무더운 여름 안녕히 보내고 계시는가요? 촉각, 청각, 감각... 대부분의 것들에 덤덤하고 잘 버티는 저에게도 여름은 참 견디기 쉽지 않은 계절입니다. 그동안의 여름을 떠올려봅니다. 겨우 스무 번 남짓한 여름 내내 정신을 못 차리고 해롱대다 금세 겨울을 맞이했던 것 같지만, 이상하게 여름은 늘 미화되는 걸 보면 이 계절이 싫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이번 심도를 통하여 여러분과 여름을 나는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여름입니다. 칠셋이에요.
1. 나만의 여름 음식 해 먹기
2024년 여름은 부쩍 일찍 찾아온 듯합니다. 실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여름 공식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빠르게 여름의 기척을 느낀 5월, 치솟는 온도에 입맛은 뚝뚝 떨어지지만 먹고살기 위한 음식을 떠올려봅니다. 더우니 불은 쓰기 싫고, 어렵지 않고 가벼운 음식... 저에게는 ‘포케’가 되었습니다. (*포케란, 날생선과 양념을 버무린 하와이식 회 무침입니다. 회 대신 다른 재료들을 넣기도 하죠.)
한 번 손질해놓으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고 맛도 좋은 포케. 처음부터 재료를 구매하다 보니 비록 76,700원이라는 거금을 소비했지만, 맛은 훌륭하니 가격은 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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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름 기억 떠올리기
미화되는 여름을 잔뜩 이용해 봅니다. 칠셋과 칠셋의 남동생. 저희 남매는 초등학교 여름방학을 맞이하면 청양에 위치한 할머니 댁에 오래 머물며 여름을 보내곤 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청양 시골 앞마당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다시피 했고, 항상 열려있는 철문 앞으로는 평생을 가꾸어오신 드넓은 논과, 그 너머 밤산이 걸려 있습니다.
짙게 붉은색의 커다란 대야 두 개를 끌고 오면, 돌과 시멘트가 섞인 마당 바닥에 대야가 부딪혀 텅텅 소리가 울립니다. 개의치 않고 묵묵히 물을 받아주면 멋진 수영장이 생깁니다. 남매가 작은 수영장을 각자 하나씩 차지하고 마당에서 물놀이하다, 뱀을 발견해 놀랐던. 그때의 오싹하고 시원한 기억으로 무더위에 흐르는 땀을 훔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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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이별이 다가오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초등학생이던 제가 대학생이 되었고 조부모님은 나이가 가리키는 숫자의 무게보다 더 큰 세월을 맞으셨죠. 먼 미래에는 더 이상 보지 못할 빛나던 논을 카메라로 담아보았어요.
3. 사랑 가득한 여름 보내기
무겁게 처지는 여름엔 가볍게 끌어올려 줄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빠지기만 한다면 하루 종일 두둥실 하늘을 나는 것만 같은, 사랑만 한 게 없죠. 다양한 배경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과 시집을 읽으며, 이렇게 오늘도 더위를 잊어봅니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여름 보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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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이유진 최재원 홍수아
교정 김수경 박유영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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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71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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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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