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 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때 그 맘이
부른다고 다시 오나요
브로콜리 너마저 <앵콜요청금지>
누구에게나 끝나버린 노래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 나에게 끝나버린 노래는 무엇이었던가, 하고 생각에 잠길 때마다 항상 떠오르던 것은 2021년과 2022년 어딘가의 문래.
문래가 지금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덜 받고 있었을 때, 나만 알고 싶던 제과점 하나가 있었다. 당시 나름 집이 가까웠던 친구와 매일같이 문래에서 만나 이곳을 방문했다.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상상에 머리 한편을 떠맡긴 채로. 마치 이곳이 모두의 눈에 보이는 우리만의 아늑한 아지트가 아닐까 생각에 잠긴 채로. 마치의 마치를 끊임없이 물어낸 채로.
나는 유독 이곳의 2층 방 한 켠에 있던 자리를 가장 아꼈다. 너무 많이 아껴서 갈 때마다 이곳에 앉지도 못할 만큼. 그리고 나의 첫 필름 카메라를 문래에서 개시하게 된 날, 나는 이 자리의 시선 몇 가닥을 필름을 통해 좇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있지도 않은 다락을 향해 꿈을 꾸는 단층의 모임. 누군가 쉬어갈 공간으로 만들어졌다는 듯이 사물에 자신을 내어준 모습은 더욱 그의 존재를 모순적으로 느낄 뿐이었음을.
하지만 1년 후 이곳이 새 단장을 함으로써, 모임은 모임으로서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이 딱히 발붙일 곳이 없었던 애매한 공간은 철저히 계획되어 재탄생했기 때문이며, 억겁처럼 느껴지던 이들의 삶은 타인의 손길로 인해 갑자기 종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짧은 시간 동안 깊은 사랑을 했고, 긴 시간 동안 옅은 이별을 했다.
내가 너를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때 너.
부른다고 다시 오냐며 읊조리는 나와 함께 부름을 기다릴지도 모를 지금의 너.
나에게 그 시절의 문래란 나만의 앵콜이자 요청이지만,
나만 그 시절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지보다는 금기일지도 모름이다.
영원토록, 영원히.
[2]
삶은 누구에게나 실험이고 중독의 연속이다
그 중독으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실험을 해보자
무언가를 깨트리는 것은
경계를 부풀리는 새로움을 전해줄 것이다
익숙함으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인정하자
살아가며 우리가 배운 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거
아닌가?
우리는 서로를 비춰봐
우리는 끝이 없을 거야
↓
문래는 나에게 실험이고 중독의 연속이다
그 중독으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실험을 해보자
상념을 깨트리는 것은
관념을 부풀리는 새로움을 전해줄 것이다
익숙함으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인정하자
영원한 것은 없을지라도 영원은 있다는 거
아닌가?
우리는 서로를 비춰봐
우리는 끝이 없을 거야
보수동쿨러 <0308>
영원한 것이 없다고 배운 이도 관념의 거울 앞에서는 영원을 말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결국 영원한 것은 없을지라도 영원은 있다는 것, 영원을 믿는다는 것, 영원을 그린다는 것.
아닌가?
[3]
I believed in you and me causing every pleasure
I believed we could live through this hell together
I believed you'd stay, you'd stay, you'd stay
But still
I'll be thinking about you
I'll be thinking about you
I'll be thinking about you
Forever ever now
Forever ever now
Glen Check <4ever>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영원을 꿈꾼다.
이렇게 내가 나만의 문래를 꿈꿔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