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꽃들은 우리의 삶에 색채를 더해줍니다. 마치 다양한 꽃들을 모아 만든 꽃다발처럼요.
길 한 쪽에 피는 작은 민들레, 머리 높이만큼 자라는 해바라기, 진한 색의 장미…
꽃은 보기만해도 마음에 다양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의미있는 꽃이 있으신가요? 제게 의미있는 꽃은 탄생화인 사과꽃입니다. 탄생화는 태어난 날을 함께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5월 10일의 탄생화는 꽃창포입니다.
꽃창포의 꽃말은 ‘당신을 믿는다’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자신을 믿고 멋진 날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버즈, 사랑으로-, 매실, 기의 글이 여러분들의 꽃다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아 드림.
|
|
|
#1.
꽃이 특별한 이유
글과 필름 - 버즈
어느덧 봄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여러 가지 이유로 봄을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길을 지나가면서라도 사진을 찍고 꽃향기도 맡으며 소소하게 보냈답니다!
꽃이 만개한 이번 봄, 저는 거리를 걸으면서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왜 피어 있는 꽃을 볼 때면 서둘러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감상할까?’, ‘꽃은 왜 특별한 존재일까?’라고요. 아마도 대부분은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물론 저도 처음에는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끝에 ‘영원함‘이라는 단어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꽃은 그 자리에 항상 피어 있지 않고 우리 곁을 스치며 지나가기에 더 소중한 것이 아닐까’하고요. 나아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씁쓸한 말이 떠올라 더욱 여운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영원하지 않기에 꽃을 더 특별하게 여기는 거라면 세상 속 불변함에도 불안보다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 같습니다. 영원하지 않아 나타나는 불안함은 저와 분리할 수 없는 존재라서 힘들 때도 있지만 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영원함, 불안함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가족과 친구, 나의 현재 등 영원한 것은 없겠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의 현재의 삶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Film.
|
|
|
#2.
3X4=12
글과 필름 - 사랑으로-
반갑습니다! 사랑으로-입니다.
저는 가끔 계절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계절별로 다른 거리의 모습, 피고 지는 꽃, 공기 중에 섞인 냄새까지… 자연의 이러한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계절의 변화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봄>
봄의 끝자락에 피어나 초여름까지 생명력을 이어가는 빨간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장미를 바라보면, 실제로 그렇지 않아도 마치 무덥고 습한, 열정이 넘치는 하루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기적으로는 봄이지만, 그 강렬한 색감 덕분에 한여름의 뜨거움을 선물 받은 듯해서 봄에 장미를 보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여름의 열정을 만끽하고자 장미 구경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추천하는 출사지는 망원동이랍니다. 장미를 감상하고 한강에도 들러본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
|
<여름>
매우 특이한 일이지만, 능소화를 발견한 날은 언제나 비가 오고 어두웠습니다. 비 오는 날과 어두운 하늘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능소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죠. 비에 젖은 녹색의 매력적인 색감과 꽃잎에 맺힌 빗방울을 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후지필름으로 담으면 초록이 더 짙어져 매력이 증가하는 것 같아요. 사진에서 여름이 느껴지시나요? 축축한 땅, 우중충한 하늘, 다채로운 우산들, 그리고 퀴퀴한 비 냄새까지. 이 능소화 사진을 통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
|
<가을>
하늘이 차츰 높아지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노란 코스모스가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이날은 하늘이 무거운 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흐린 날 선선한 바람을 느끼는 코스모스를 통해 약간은 냉랭한, 그렇지만 따스한 색의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노란 코스모스가 가득한 곳에서 가을이 주는 선물, 잠시 동안의 여유를 만끽해 보세요.
|
|
|
<겨울>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던 어느 하루, 그 끝을 장식하는 동백을 마주하고는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동백을 바라보며, 빨강과 초록의 조화가 장미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두 꽃이 주는 감정은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장미에서는 봄과 여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동백은 겨울의 차분함과 고요한 여운을 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장미를 떠올리면 열정적인 한여름의 날이 생각나고, 동백을 떠올리면 조용히 쌓인 눈 위로 번진 붉은 수채화가 떠오르는 것 같네요.
꽃마다 담겨 있는 각 계절의 정서가 이토록 다를 때,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참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
|
꽃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고, 아름답게 피어난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렇게 피워내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고귀한 존재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혹시, 꽃을 닮은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각자 떠올리는 대상은 다르겠지만, 저는 야간 학교에서 뵀던 어르신분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중학생 시절의 저는 집 근처 야간 학교에서 보조 교사 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보조 교사의 할 일은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부분이 있는 분께 다가가 글자를 알려드리거나, 지난 수업의 숙제를 검사하고, 가끔 앞에 나가 짧은 글을 또박또박 낭독하는 것이었습니다. 첫 수업은 많은 어르신분들을 대하는 일이 낯설고 긴장되었습니다. 보조 교사라는 이름 때문에 부담감도 없지 않았고요. 그런데 ‘잘 알려줘서 고마워요.’라는 어르신의 말씀과 인자한 미소를 받고 힘이 나서 점차 그 시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하루는 한 할머니께서 숙제 공책도, 교과서도 아닌 작은 종이를 내밀며 도움을 청하셨습니다. 된장국의 요리 방법을 적고 싶은데, 혼자서는 어려우시다며 말이지요. 저는 옆에 쪼그려 앉아 할머니께서 알려주시는 순서를 받아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읽어드리면서 글자를 직접 쓸 수 있게 도와드렸는데, 곱게 깎은 연필을 꼭 쥐고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적어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 어딘가 뭉클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글자가 조금 들쑥날쑥했지만 순서대로 잘 적힌 종이를 본 할머니께서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시 쓰기 시간에 ‘은행도 혼자 가지 못한다’, ’글자를 몰라 길을 헤맸다’, ’말할 줄 알아도 읽을 줄을 몰라 곤란했다’라는 어르신들의 속사정을 들었습니다. 저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읽었던 한글이지만, 옛 시절 배울 기회가 적었던 할머니, 할아버지께는 막막한 존재였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배우기 위해 저녁마다 학교에 오셔서 책을 펼치고 연필을 잡는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연달아서 두세 시간을 하셔도 힘들어하기는커녕 열정이 넘치셨어요. 글자 쓰기에 열중하셔서 어깨를 수그리고 선생님의 질문에 씩씩하게 대답하시는데, 교실 편에서 보면 마치 꼿꼿하게 줄기를 세워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꽃들을 보는 것 같았어요.
|
|
|
그때 어르신들의 얼굴에 살며시 접힌 주름이 제 기억 속 가장 아름다운 꽃의 얼굴이었습니다. 2년간의 봉사 활동은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고, 값진 교훈을 얻은 시간이었네요. 만약 여러분 주위에 이런 꽃을 닮은 분이 계신다면, 혹은 더 빛날 수 있음에도 그늘에 가려져 있다면… 인사를 건네주세요. 정말 고운 꽃이란 걸 알 수 있게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
|
|
#4.
돌아올 봄
글과 필름 - 기
언제나 봄을 좋아했다. 봄이 오면 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으니까. 오랫동안 봄을 좋아했기 때문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대개 봄과 관련되어 있다. 어쩌면 내가 초록색을 좋아하게 된 것도 막 피어난 노란빛을 머금은 푸른 나뭇잎이 마침 봄에 돋아나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봄꽃은 봄이 흘러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노란 산수유부터, 짧게 피고 지는 목련, 다시 노란색의 개나리가 피었다가 완연한 봄이 되면 거리마다 벚꽃이 만개한다. 그러다 결국 봄의 끝에 다다르면 유채꽃과 철쭉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낸다. 나의 봄은 이런 봄꽃들의 변화를 따라 흘러가곤 했다.
철쭉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개화한다. 그 말은 철쭉이 개화할 시기가 되면, 봄이 끝나간다는 뜻이다. 나는 그런 철쭉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조금 밉기도 했다. 철쭉이 내 봄을 앗아간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미운 철쭉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계절이 피워낸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미운 마음이 가시진 않았지만 말이다. 꽃이 개화와 낙화를 반복하듯이, 계절도 돌아왔다가 떠나간다. 감히 이 섭리를 막을 수도, 붙잡을 수도 없으므로 그저 해가 지나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봄을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철쭉을 사랑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이 문득 떠오를 뿐이다.
아쉽게도 그날이 오늘은 아닌 듯하다. 나는 카메라에 철쭉을 담지 않았다. 나에겐 아직 좋아하는 것만 기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가 철쭉을 카메라에 담게 되는 날에는 철쭉을 좋아하게 됐거나, 아니면 비로소 내 욕심을 버린 것일 테다. 봄의 모습을 더 기억하고 사랑할 수만 있다면 철쭉을 카메라에 담은 내 마음이 어느 쪽이든, 또 언제가 되었든 상관없다. 성급할 필요도 없다. 결국 봄은 돌아온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Film.
벚꽃은 봄의 증표
|
|
|
이승현 이유진 최재원 홍수아
교정 김수경 박유영 장지원
|
|
|
심도의 61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레터를 보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나, 문의사항이 있다면
하단의 버튼을 눌러 작성해 주세요.
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
|
|
심도의 레터를 친구와 공유하고 싶다면
하단의 버튼을 눌러 공유해 주세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