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사진 중앙동아리 '찬빛'입니다.
한 주간 무사히 보내셨나요?
네 번째 메일은 2022년을 되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를 해보려합니다. 오늘은 주제에 어울리는 시를 하나 덧붙여볼게요.
시간의 위엄 - 정현종
그때 그 장면이 반짝반짝
그때 그 장소가 반짝반짝
그때 그 사람이 빛나고
그때 그 마음 한없이 풍부하니
오 기억의 빛이여,
거기 그때의 광원,
지나갔음으로 해서 빛나는 것들이여,
오 시간의 위엄이여.
"지나갔음으로 해서 빛나는 것들이여,” 과거가 됨으로 더욱 빛나게 된다는 이 문장이 좋아서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언가를 잘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 기억의 한편에서 2022년을 꺼냈을 때 분명 반짝이는 순간들로 가득할 거예요. 우디, 익명의 부원, CIEL이 2022년을 기록합니다. 그럼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ps. 끝으로 레터를 읽으신 후에 하단의 ‘심도와 소통해요' 버튼을 눌러 독자 여러분의 한 해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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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필름 - 익명의 부원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 글을 교수님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읽는 것은 처음이라 저도 참 떨리고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약간 떨리기도 하네요.
벌써 2022년도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다들 올 한 해는 어떠셨나요?
주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들 의미 없이 1년을 보냈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저에게 2022년은 처음 하는 경험이 참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저는 코로나 학번이라고도 불리는 20학번이라 올해 3월 개강과 함께 처음으로 학교에 가서 대면수업도 했고, 찬빛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 필름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또 3년만에 열린 대학 축제를 즐기는 경험도 했고 동기들과 술을 먹다가 첫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경험도 처음 해봤어요. 몇 년간 유지하던 긴 머리를 단발로 짧게 잘랐고, 일정이 없는 날에는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 침대에 누워있기만 했던 제가 운동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기회로 저의 한 해를 돌아보니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1년이었네요. 독자 여러분도 저의 글을 읽으면서 2022년을 다시 생각해보시면 모두 각자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한 해를 회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만약 삶에 영향을 줄 만한 일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이 경험한 아주 작은 경험도 모두 좋은 양분이 되었을 거예요. 세상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으니까요.
2022년 한 해도 무사히 지나오느라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럼 앞으로 다가올 2023년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Film
추운 날 윈드서핑을 즐기는 어떤 이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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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2 스캔본 나왔습니다.
글과 필름 - 우디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저의 생일이 막 지난 새벽입니다. 몇 해 전부터 생일에는 설렘보다 고마움을 더 크게 느껴요. 특히 올해는 정말 많은 감정이 드는 하루였고, 하루의 끝에 친구와 카톡을 나누다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어요. 이맘때가 되면 공기가 차가워지고, 플레이리스트가 달라지면서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죠. 저는 2022년을 ‘사람’과 ‘사진’으로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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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시작에 찬빛 소모임을 시작했고, 겨울방학은 잠시 잊었던 필름 카메라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인연들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그때는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던 관계들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네요. 새삼 많이 가까워졌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3월에는 휴학을 했어요. 작은 도전을 하고, 오랜 주말 알바를 그만두고, 친구를 사귀고, 그냥 놀기도 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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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안했던 시기를 보내주고, 새로운 일터를 다니며 더 열심히 놀러 다녔어요. 여름을 떠올리면 미간부터 좁아지는 사람이었는데 올해 여름엔 여행을 가고, 그토록 원하던 락 페스티벌에서 나를 놓아 보기도 했어요. 끔찍하게 덥고 끔찍하게 행복했답니다. 여름의 풍경에 많은 위로를 받으며 열심히 찍기도 했죠. 사진가라면 여름을 싫어할 수는 없다는데,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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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의 활동이 끝날 때쯤, 동아리의 임원진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감투 알러지가 있어서.. 절대 나서지 않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찬빛이라면 걱정보다는 하고 싶은 것들이 먼저 떠올랐어요. 이런 게 사랑일까요.(하하) 저는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걸 중독적으로 즐기는 사람인데, 마침 근질거리던 구석을 해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금도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니 성공이네요.
2학기에는 복학생이 되어, 동아리 사람들과 일도 하고 회식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같이 있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대동제를 무사히 끝내고, 적당히 바쁘게 지내다 보니 11월이에요. 이 글이 읽힐 때는 정말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겠네요.
내년이 되는 게 싫은 것보다는 올해가 지나가는 게 참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많이 경험하고, 즐기고, 찍고, 또 찍히면서 다채로운 시간을 보낸 거 같아요. 혼자, 같이 부지런히 걷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개인적인 글이 된 거 같기도 한데,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럼 2023년에 뵙겠습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p.s 저는 요즘 올드팝에 빠져있어요. 여러분의 플레이리스트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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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락앤롤
글과 필름 - CIEL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2022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아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가 보낸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님은 올해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운이 좋게도 오래 보고 싶은 인연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답니다. 여러 취미활동도 해보며 제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스스로가 부족하게 느껴져 내심 속상하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성취감을 느낀 날도 있었고, 함부로 누군가를 시기하고 판단했던 마음에 괴롭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가 가기 전에 제 안의 잔존하는 감정들을 더듬어 문자로 옮길 예정입니다. 마음을 대청소하는 일은 분명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지만,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일에 선행되어야 할 일이니까요.
또 특별히 아끼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쓸 예정이에요. 얼마 전 방 청소를 하는데, 써놓고 전하지 못한 편지책을 발견했습니다. 편지의 대상과는 이제 닿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편지의 내용은 저만의 비밀로 남게 되었어요. 새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니 곁에 있을 때 충분히 표현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독자님도 2022년을 돌아보며 소중했던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글에 어떤 사진을 첨부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반쯤 탄 사진을 선택했어요. 수동 필름 카메라로 찍으면 가장 첫 장은 필연적으로 일부분 탑니다. 카메라에 필름을 넣을 때 빛이 들어가기 때문이에요. 탄 부분은 지나간 2022년, 타지 않은 부분은 2023년을 상징합니다. 올해에 이어 독자님만의 고유한 빛으로 이듬해를 마음껏 만들어 나가시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멋진 한 롤을 완성해보아요, 언제든 현상해 꺼내어 보고 싶은 연도로 만들 수 있도록요.
검은 토끼의 해, 2023년 계묘년 모두 무탈하시고, 소소한 행복이 자주 찾아오길 바랍니다.
CIEL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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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네 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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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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