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중요) 주변에 외계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동식물을 앞에 두고 혼잣말을 하진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 보세요. 이 경우, 그의 대화 상대는 정착 시 인간 외의 외형을 취한 외계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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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주말 오후, 침대에 늘어져 인터넷을 떠돌던 K는 의미심장한 글 하나를 발견했다. 가타부타 설명 없이 외계인을 판별하는 7가지 방법만이 적혀 있는 짧은 글이었다. 처음엔 각종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폴리탄 계열의 괴담이려니 생각했던 K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수상쩍은 글을 자못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의심은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날 저녁 일과를 마치고 귀가한 룸메이트 J는 피로에 완전히 절어 있었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J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K는 일순 이상함을 느꼈다. J는 숨 쉴 틈 없이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그러는 동안 입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별도의 내장 스피커가 탑재된 로봇처럼.
‘내뱉는 음절과 입 모양이 일치하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방심한 사이 빈틈을 드러낼지도 모릅니다.’
낮에 본 괴괴한 글이 뇌리를 스친 순간부터, K는 저주에라도 걸린 것처럼 J에 관한 모든 정황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들키면 안 된다는 듯 옷장 속에 꼭꼭 감춰져 있던 수많은 에너지바 상자들, 아무리 연고가 없는 곳이라지만 자신 이외에는 친구가 전혀 없어 보이는 J의 모습…….
그리고 K의 의심이 극에 달했을 즈음, 그는 목격하게 된다.
J가 동네의 작은 수족관에서 거북이와 작게 대화하고 있는 장면을.
도서관에 다녀오겠다며 일찍부터 외출한 J는 어째선지 동네 외곽에 위치한 ‘우주 수족관’의 거북이 어항 앞에 앉아 있었다. 어항 벽에 붙어 헤엄치는 거북이를 앞에 두고, 그는 자신의 근황을 미주알고주알 늘어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집에 돌아온 K는, J가 귀가해 신발을 벗자마자 그에게 달려가 물었다.
“너 혹시 외계인이야? 아까 거북이랑 이야기하는 거 봤어.”
갑작스레 K에게 붙들린 J는 다소 당혹스러웠으나, 자신보다 더 혼란스러워 보이는 K를 진정시키며 자초지종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아주 긴 이야기였지만, 결론적으로 J는 K의 의심대로 외계인이 맞았고, 이야기를 나누던 거북이는 미처 인간으로 변하지 못한 고향 친구였다고 했다.
옛일을 추억하는 J의 얼굴에는 어쩐지 쓸쓸한 빛이 어려 있었다. 차마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가 목 끝에 걸려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K는 그런 J의 모습을 조용히,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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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이른 아침부터 ‘우주 수족관’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J가 잠시 외출한 사이, 그의 친구 외계 거북이를 집에 데려올 작정이었다. 집 안의 외계 생명체가 하나에서 둘로 늘어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으리라. K는 J의 얼굴에서 쓸쓸한 그늘이 걷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발걸음을 더 재촉했다.
바야흐로 외계인 둘, 인간 하나의 수상한 동거 시작이다!
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