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도의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1월 1일에 출사를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 주의 주제인 ‘책’에 걸맞게 해방촌에 있는 여러 독립서점에 다녀왔습니다. 해방촌은 참 언덕이 많은 동네라 가파른 경사를 한 컷 찍어 보았습니다. 하프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여 2장이 한 컷에 담겨 있어요. 왼쪽은 도로, 오른쪽은 서점에서 책을 구경 중인 찬빛의 부원입니다.
서점에서는 책, LP, 과거 브랜드의 광고 아카이브, 엽서 등 여러 가지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첫 번째 서점을 지나 두 번째 서점에 도착해서는 책을 한 권 구매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대충 골랐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만 구매하다가 작은 서점에서 독립 서적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또 제가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데, 선생님이 번역하신 책도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출사가 끝나고는 루프탑이 있는 카페에 갔어요. 부원 중 한 명이 포춘쿠키를 직접 구워와서 나눠 먹었습니다. 맛도 정말 맛있었지만 행운 문구를 직접 인쇄해서 넣었을 언니의 정성이 정말 감동이었어요. 노을이 질 시간이어서 다같이 루프탑에 올라가서 감상했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새해부터 다같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프는 후지 스캐너로 현상하고, 한 장씩은 노리츠 스캐너로 현상했는데 이렇게 느낌이 다르답니다. 이 사진의 오른쪽과 아래 사진과 같은 장면이라는 게 신기했어요. 이런 게 필름 사진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금요일에 다시 만나요. 추운 겨울 따뜻하게 계시길 바랍니다.
#2.
여름가을겨울봄.
글과 필름 - 뮤시
봄여름가을겨울.
왜항상사계절을나열하면봄이먼저일까? 나또한매년계절의순서를당연하게여겼다. 피어나고지는것이 ‘자연의순리에따르는것이구나’에서생각을멈췄었다. 그러던 5월의 어느날, 잔나비의소곡집 2 <초록을거머쥔우리는>의세번째수록곡인 ‘여름가을겨울봄.’의소개 글을읽고계절의순환을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번출사는 그러한 ‘네 번째계절봄’에경복궁으로출사를갔던날의이야기다. 한해의마지막을알리듯꽃들이화려하게펴있었다.
봄을떠나보내고다음계절인여름을맞기위해우리는경복궁을찾았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방식대로봄을보내고있었다.
출사를나온부원들과나는떠나가는봄을필름에담았다.
경복궁을산책하던중, 넘어가는턱위로흘러들어온빛이마음에들어찍은 사진이다.
아직 봄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되었던 듯한 경복궁의 모습을 보고 실망한 채로 산책하던 중 발견한 곳이다. 눈 앞에 나타난 꽃을 보며 저물어갈 봄의 끝자락을 무던하게 보냈다.
#3.
나의 모든 시작과 끝에 함께야
글과 필름 - 담청
안녕하세요, 담청입니다. 이제는 이 이름으로 저를 소개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아요. 저의 정체성 중 하나가 된 기분이랄까요.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독립 출판과 같은 방식으로 저의 글을 이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공들여서 쓴 나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상상을 하면서, ‘그렇다면 이름은 본명으로 내야 하나? 아니면 필명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곤 했답니다. 요즘에는 담청을 저의 필명으로 정착해서 글을 쓰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 사이에 정이 들었나 봅니다. :D 인사는 이만 여기서 줄이고, 오늘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번에는 오랜만에 찬빛 출사 기록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출사와 1월 1일 해방촌 출사 기록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리스마스를 이렇게 의미 있게 보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사람 많은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는 크리스마스에는 항상 집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냈었는데요. 올해는 우연히 출사 요일과 크리스마스가 겹쳐서 필름 카메라를 들고 외출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잘 담고 싶었기 때문에, 명동 성당과 일루미네이션이 예쁜 근처 백화점을 출사지로 정하여 향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명동성당은, 당연하지만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흩어져 있다가 서로를 잃어버릴 뻔했을 정도로요. 그래도 커다란 트리와 미사를 진행하기 위해 분주한 성당의 모습은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즐거운 풍경이었습니다. 평소 크리스마스를 크게 기념하지 않던 저로서는 마치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낯설고 활기찬 공간이었습니다. 트리 앞에서 부원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얕게나마 쌓여있는 눈 구경도 했어요. 성당에서 마주친 귀여운 눈사람 사진입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서는 해가 지고 진행되는 백화점의 일루미네이션을 기다리기 위해 근처 카페에 가서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명동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느라 40분간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부원들과 함께라서 즐거웠어요. 일루미네이션 역시 필름 카메라로 찍었습니다만, 스마트폰 등 디지털카메라로도 많이 보셨을 장면인 듯하여 생략할게요. 대신 트리 앞에서 부원 분이 가져오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서로의 사진과, 그 모습을 담은 한 컷을 공유해 드립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이라 제가 많이 좋아한답니다.
며칠 뒤에는 1월 1일 출사가 있었어요. 전혀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주요 기념일에 출사 요일이 겹치게 되어 행복했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휴는 더 소중하니까요. 이날은 해방촌의 독립서점들을 구경하고, 뷰가 좋은 카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출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베이킹을 취미로 하시는 부원 분께서 직접 만든 포춘쿠키를 선물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추어 카페 테라스에서 노을을 감상했습니다. 새해 첫 일몰을 동아리 부원들과 보고 있다는 게 참 뜻깊게 느껴졌어요. 찬빛은 저에게 있어서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준 존재이기 때문에··· 같이 새해 첫 해넘이를 보고 있자니, 이들과 함께할 2023년과 미래가 기대되는 벅찬 순간이었답니다.
사진은 모두 겨울인데 벌써 봄이 오고 있네요. 봄에는 우리에게 더 기분 좋고 포근한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