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난 은도끼입니다. 이번 주제는 옷이네요! 제가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옷이란, 유행이 돌고 돌아 결국 시간을 입는 것’이에요.
제 옷장 한켠에는 유독 오래된 옷이 몇 벌 있어요. 세탁기보다 손빨래가 더 어울리는 소재, 그리고 낡은 것 같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옷들… 그 옷들을 꺼낼 때면 저는 자연스럽게 엄마를 떠올려요. 왜냐하면 그 옷들에는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엄마가 먼저 잘 어울릴 것 같다며 물려주셨어요. 아마 그 시작은 청바지들이었던 것 같아요. 바지부터 반소매 그리고 카디건 등등! 그런데 크면 클수록, 왜인지 엄마와 옷 취향이 겹치는 듯하더니… 그 이후에는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몰래 꺼내 입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상경할 때도 몇 벌 챙겨왔어요! 엄마 몰래… 물론 걸렸지만요.
아무튼 이 옷들은 10년, 혹은 2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무심한 듯 흐르는 실루엣, 살짝 여유 있는 폼이 너무 제 스타일이었어요. 제 추구미가 요즘 소위 말하는 ‘느좋녀’거든요. 다른 옷들과 매치해서 입으면 엄마 옷인지 남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이 옷을 입고 학교에도 가고, 친구들과의 약속에도 나가고, 가끔은 SNS에 사진을 올리기도 해요. (제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도 여러 개 있어요!) 저번에는 엄마가 본인도 이걸 입고 찍은 사진이 있다며 예전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그걸 보면서 ‘엄마도 나 같았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엄마의 과거를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이 옷들을 입을 때면 조금씩 상상하게 되었어요. ‘엄마는 청춘을 어떻게 보냈을까~ 아마 이랬겠지?’라고요.
같은 옷이지만 다른 사람이 입고,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쌓여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단순히 빈티지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엄마의 시간을 조금 빌려 입는 기분이랄까요.
요즘에는 옷 가게보다 엄마 옷장이 더 재밌어요. 지금은 나만 입지만, 언젠간 저도 누군가에게 그러니까 제 자식에게도 “이거 나 20살 때 입던 거야.”하고 건네주고 싶어요. 그때도 이 옷이 멋지게 느껴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이번 글을 마무리하며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말을 꼭 엄마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이제는 이 옷들이 내 옷장에 걸려 있지만, 그 옷에는 여전히 엄마의 시간이 공존한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 시간을 조심스럽게 입는다.”
그리고 이번 필름 사진의 카디건도 엄마 옷이에요. ㅎㅎ 엄마 고마워!!!
진짜 마지막으로, 이번 주도 너무 수고 많으셨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