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정동아리 찬빛입니다.
요즘 님의 사는 재미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매일 다양한 이유로, 무언가를 소비합니다.
어떤 것은 쓰는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마음 한편에 남아 더 오래 머물기도 합니다.
반장갑, 수아, 유희, 조금 생각이 많은 동그라미가
특별히 돈과 시간, 마음을 쓰는 대상은 무엇일까요?
p.s. 저는 귀여운 우산을 하나 장만했더니, 괜스레 빗방울이 기다려지는 하루하루랍니다!
냐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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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필름 - 반장갑
여러분의 소비 습관은 어떠신가요? 소액의 물건 여러 개를 구매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비교적 고액의 물건 한두 개를 구매하는 편인가요? 저는 항상 머리로는 ‘아~ 이번에는 꼭 돈을 모아서 좋고 비싼 거 한 개로 만족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작고 귀여운 친구를 여러 마리 데려오거나 귀찮으면 그 무엇도 사지 않고 오로지 식비로만 지출이 나가는 달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이 요구됩니다. 저는 워낙 좋아하는 것들의 부류가 넓고 그 정도가 얕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무언가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 좋아하는 것들의 수에 비해 적은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도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저의 소비 물품 중 5할 가량을 차지하는 캐릭터는 바로, 헬로키티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엄마가 좋아하는 것 =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특이한 사고 회로로 인해 키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즈음 산리오의 캐릭터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며 여러 제품이 나오는 데에도 불구하고 계속 키티로만 가는 저의 시선을 깨달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키티에 매료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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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가방에는 오로지 ‘헬로키티’의 인형과 키링 두 종류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록 이 사진은 이번 글과는 정말 1도 연관이 없는 이유로 찍었지만 말이죠.) 인형은 일본 여행을 가서 헬로키티 역사관을 구경하고 난 후 구매하게 된 상품이고, 하나는 천사악마 시리즈의 랜덤 키링입니다. (원픽인 토끼 키티를 뽑지 못해 아쉽지만 천사와 악마가 모두 있는 키링이라 나름 애착이 가는 키링 중 하나입니다.) 이것들 외에도 더 많은 키티의 키링과 인형들이 저의 가방을 거쳐갔지만 끈이 끊어지거나, 잃어버리거나 아니면 새 상품에 밀려 교체되어 현재까지 해당 조합으로 가방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가장 1차원적이고 쉬운 주제인 ‘소비’지만 찍은 사진이 많지도 않고 주로 찍은 사진도 거의 자연 풍경이 대다수인 저에게는 참 쉽지 않았던 주제가 되어버렸네요. 여러분도 가끔은 조금 더 계획적으로, 가끔은 조금 더 유연하게 행동하여 행복한 소비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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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비기록123
글과 필름 - 수아
소비 1. 간식
대학생이 되고 난 뒤, 디저트를 먹는 게 너무너무 좋아졌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사실 삼시 세끼 외에 무언가를 먹는 걸 즐기지 않았다. 심지어 음료조차도! (사실 밥 먹는 것도 별로 좋진 않았다…) 변화가 생긴 건 작년,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즈음인 것 같다.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간식인 도넛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점장님께서 점심으로 도넛을 무료로 먹을 수 있게 해 주셨다.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알바생이 된 나에겐 너무나도 달콤한 특혜였다. 주말마다 달달하고 포근한 도넛, 베이글, 각종 간식을 먹다 보니 평일에도 간식이 먹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엔 일본 여행에 가서 푸딩을 잔뜩 먹기도 하고, 휘낭시에나 빵도 자주 사 먹지만, 역시 최애 간식은 바로 메론소다! 오늘도 마셨다. 히히.
소비 2. 염색
심도에는 담을 수 없지만, 나의 머리색은 주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작년 9월, 처음으로 탈색과 보라색 머리로 변신했다. 이후엔 탈색을 거듭하여 밝은 머리색을 유지 중이다. 이 역시 대학생이 되고 생긴 취미 중 하나이다.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취미이기도 하지만…(필름 카메라와 비슷한 것 같다. 이런…) 이런 큰 변화를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지금은 매우!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지갑과 맞바꾸어야만 하는 즐거움이기에 자주 할 수 없는 게 단점.
여담으로, 지금은 머릿결 관리를 위해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회색으로 염색했다. 3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밝은 회색이 된다고. 3개월 동안의 변화가 기대된다~ :D
소비 3. 연어!
사실 이번 글은 바로 연어를 위해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방금 문장에서도 느껴지겠지만, 나는 연어를 정말!! 좋아한다. 평일에 최소 2번은 연어를 먹는다. 연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식감과 맛 그리고 함께 먹는 음식의 조화! 나는 편식이 조금 많이 심한 편이다. 주로 식감과 맛을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미끌미끌한 것과 물컹한 것은 절대 먹지 못한다. 특히 버섯과 가지 그리고 각종 과일…이 예시이다. 연어는 그 기준을 묘하게 벗어나서 그런지 처음 먹은 이후로 내가 사랑하는 음식 1위에 가뿐히 안착했다. 싫어하는 음식과 반대로, 양파는 즐겨 먹는 야채다. 그래서 연어를 더욱 좋아한다. 늘 양파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일해서 번 돈을 그대로 식비에 탕진하고 있는 현재. 조금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늘 실패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행복하면 된 게 아닐까!
안녕하세요. 글의 마지막에 인사를 드리는 건 처음이네요! 이번 글은 주제인 소비(씀씀이)에 맞추어 친구의 소비에 대해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 평소와 다른 말투로 적었는데, 어떠셨나요? 적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담은 것 같아 조금 웃기도 했습니다. 히히. 심도를 읽는 여러분께서는 요즘 어떤 소비를 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님도 행복한 소비를 하셨길 바랍니다! 수아였습니다. :)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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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간식이 가득한 일본에서 만난 아이스크림 자판기. 다음엔 꼭! 저 아이스크림을 먹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궁금한 맛은 마카다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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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과 필름 - 유희
안녕하세요, 유희입니다! 이번 주제를 받고 저의 소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예쁘지만 어쩌면 쓸모없을지도 모르는 물건들을 사 모으는 걸 참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바로 꽃이에요. 💐
오늘은, 자주는 아니지만 저에게 주는 선물처럼 가끔 사 왔던 꽃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꽃을 사 오면 포장을 풀고, 꽃의 가지를 잘 정리한 뒤 깨끗한 물을 담은 꽃병에 꽂아둡니다.
그리고 매일 꽃의 상태를 확인하며 물을 갈아주곤 하죠.
사실 예전에는 꽃을 선물로 주고받는 사람들을 보며, 금방 시들어버리고 관리하기도 번거롭기만 한 꽃을 왜 살까 이해하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꽃집 앞을 지나가다가 예쁘게 진열된 꽃들의 향기에 이끌려 아무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꽃을 덜컥 사버렸습니다. 그 순간, 평범한 하루가 저만의 기억에 남는 날이 되더라고요.
원래 꽃은 특별한 날 주고받는 선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념일이 아닌 날, 누구에게도 아닌 나 자신에게 꽃을 선물했을 때, 그날은 저의 소중한 날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시들어 버려질 꽃을 사는 게 아깝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저는 꽃을 사는 건 그 순간의 행복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돈으로 행복을 산다니, 정말 어렵기도 쉬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아무 쓸모없어 보여서 고민하던 물건을 제값을 치르고 제 집으로 들이는 그 순간은 어쩌면 바보 같아 보일지 몰라도 저에게 남김 없는 만족감을 가져다줍니다. 그 자체로 그 물건은 충분히 제 쓸모를 다한 게 아닐까요? 저에게 꽃은 그런 존재입니다.
꽃집에 들어가 꽃을 제 취향대로 조합하고, 예쁘게 포장해 저에게 선물해 줍니다. 예쁜 꽃을 사서 내가 좋아하는 화병에 꽃아 두고 꽃이 시들기 전까지 매일 물을 갈아주면 마치 나를 가꾸어 주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나를 소중히 대해주는 느낌이랄까요!
독자분들도 어느 날 문득 화려한 꽃다발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꽃 한 송이를 자신에게 선물해 보는 것 어떠세요? 그게 아니라면 오랫동안 고민하던, 갖고 싶지만 쓸모없어 보이던 그 물건을 나를 위해 한 번 구매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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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길거리에 피어있는 꽃들은 보는 것은 공짜이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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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의 소비
글과 필름 - 조금 생각이 많은 동그라미
소비의 형태는 다양하다. 마음, 시간, 돈, 체력, 뭐든지 내가 가진 것들은 쓰일 수 있다. 이번엔 마음의 소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나는 마음을 쉽게 쓴다. 그래서 취미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다. 하지만, 마음을 써서 다시 돌아오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요즘 가장 마음을 쓰는 곳은 당연하게도 찬빛이다.
처음에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집단에 대한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의 첫인상은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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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 가까이 보는 사람에게 동화되기 마련이다. 찬빛에는 “찬빛” 그 자체에 마음을 쏟는 아이들이 많았다. 사진도 글도 사람도 좋았다. 나는 이 아이들이 좋아서 마음을 쓰고 말았다.
마음을 썼다면 시간을 더한다. 더 많이 더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 임원을 해보고, 수업을 잠시 쉬어 가고, 출사와는 또 다른 만남을 추진하기도 한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은 켜켜이 쌓여 다시 마음이 된다.
마음을 쓰고, 마음이 다시 쌓인다. 내가 그랬듯 누군가는 이 아이들의 씀씀이에 반해 마음을 쓰고, 또 쌓게 된다. 찬빛은 내가 1년여간 쌓지 못하고 내내 쓰기만 했던 마음을 다시 채워주었다.
무엇을 쓰면서도 이렇게 충만한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라.
내가 더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미련 없이 쏟아내고 다시 채워가는 마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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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김수경 박유영 조현진 홍희서
교정 이지민 정유민 홍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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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103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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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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