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The volunteers의 Summer를 듣기 좋은 계절, 오월에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저는 못입니다. ᷇࿀ ᷆⸝⸝
님은 최근에 무언가에 깊이 몰입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몰입을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온전히 살아가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일상에서의 몰입은 작은 집중으로 시작되곤 하죠. 책 한 권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거나,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다 문득 어둑해진 창밖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요. 저는 요즘 필름 사진을 찍는 일에 몰입하고 있어요. 수동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를 때, 바람 소리와 햇살의 따뜻함, 셔터음의 떨림 하나까지 놓치지 않게 돼요. 오롯이 지금에 집중한 상태로 시간을 통과하는 기분이랄까요.
몰입이란 건 어쩌면,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무언가에 푹 빠져 있는 내 모습이 어딘가 뿌듯하고, 그 시간을 살아낸 자신에게 왠지 모를 애정이 생기니까요.
님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으셨을까요? 몰입 끝에 도달하는 평온함, 또는 몰입을 통해 마주하게 된 나의 새로운 모습 같은 것들이요. 때로는 여행이, 음악이, 아주 짧은 산책이 그 몰입의 시작이 되기도 하잖아요.
저는 아르보 패르트의 Spiegel im Spiegel을 들을 때 몰입의 상태에 가장 쉽게 닿아요. 아주 천천히 흐르는 그 곡은 저를 제 속도로 살게 해주고, 오히려 그 느림 속에서 몰입의 깊이는 더 짙어집니다. 님만의 몰입의 순간에는 어떤 소리가 흐르나요?
이번 여름에는 어떤 한 장면에 더 깊게, 더 오래 머물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이 아니면 지나쳐버릴지도 모르는 감정들을 조금 더 오래 안아주는 거예요. 몰입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어요. 가끔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문득 찾아오기도 하고요.
무더운 여름이지만, 몰입의 시간은 우리를 선선하게 해줄지도 몰라요.
그럼, 유월에서 또 이야기 나눠요. •*¨*•.¸¸♪
♫ 음악의 제목을 누르면 곡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