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필름 사진 정동아리 찬빛입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지요.
때로는 작은 망설임 하나가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 마음속에 품은 목표,
혹은 지금까지 걸어온 나 자신에 대한 믿음처럼요.
님은 무엇을 원동력 삼아 오늘을 살아가고 있나요?
네 명의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가 여러분의 오늘에 작은 위로와 새로운 용기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별난 금도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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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필름 - 홍시
안녕하세요, 홍시입니다. 지난번엔 첫 메일링이라는 생각에 너무 떨린 나머지 제대로 된 인사도 건너뛰고 말았네요. 늦었지만 이렇게 반가운 첫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은 무언가를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망설이시나요? 저는 꽤 오래 고민하는 편입니다.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지키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이유로 결심하게 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마음만 먹고 미뤄둔 일만 늘어나더라고요.
그런 제가 유독 시작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운동입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나에게 돌아온다는 정직함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저는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는 일에 중독 아닌 중독이 되어, 요가와 클라이밍, 수영, 풋살은 두 달씩, 유도는 이틀, 아이스하키는 원데이 클래스 등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돌아보면 길게 이어간 운동은 별로 없네요. 그래도 부딪히다 보면 승부욕이 생겨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하고 싶어집니다.
어느 다큐멘터리 영화의 GV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용기는 가장 필요할 땐 없다가, 어떻게든 해내고 나면 그제야 생기는 거라고요. 대단한 일화는 아니지만, 저에게 운동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잘할 자신도, 반드시 해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언제든 그만둬도,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하다 보니 재미를 느끼고 있더라고요. 무작정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때로는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뛰어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내디딘 작은 걸음이 앞으로 달려 나갈 님에게 박차를 가해줄지도 모르니까요!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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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과 필름 - 익명의 부원
9시 54분, 오랜만에 기차를 탔다. 창밖의 풍경은 역재생이라도 하듯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지나가고 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짓누르는 건 나에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텅 빈 마음이 너무나 가벼워 날아갈까 두려웠다. 나는 서둘러 마음의 누름돌을 찾아내 마음을 꾹 누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온전히 좋아하기 위해 나아갔다. 부단히 노력한 끝에 남겨진 자국들이 마음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지금의 나는 과거에 비해 나의 원동력을 정의 내리는 것이 꽤나 어렵다. 무거워진 마음이 왜인지 야속해질 뿐이다. h와 함께 출사를 떠난 날, 고민 끝에 나는 h에게 너의 원동력이 무엇이냐며 물었고, h는 필름 사진 동아리의 부원인 걸 증명하듯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필름 카메라가 자신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에 비해 내 원동력은 정리되지 않아 끝내 흩어졌다.
10시 29분, 여전히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것들을 향해 나아갔던 언젠가의 나와 달리 지금의 나는 현실이 나를 앞선 채 이끌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사실이 나에게 한순간에 다가온다. 그럼에도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지 않고 온전히 ‘나’인 채 나아가고 싶다고 다짐한다. 내 원동력은 이름조차 붙이기 어려운 모양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나를 ‘나’로 붙들어 두려는 시도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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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글과 필름 - 228
원동력. 이 단어를 떠올리면 삶에 대한 의지가 한껏 솟아오르고, 내일이 기대되며, 하루하루를 탄력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이 느껴진다. 마치 비타민C 메가도스처럼...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지난 24년을 돌아보다 깨달은 사실이 있다. 내 삶은 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좋아했던 것이 꽤 많다. 시작은 아이돌이었다. 어린 나이부터 누군가를 조건 없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것에 익숙해진 나는 늘 열성적인 팬으로 살아왔다. 드라마에 빠져 배우를 좋아하기도 했고, 농구에 빠져 농구장을 학교보다 자주 찾기도 했다. 밴드를 좋아하면서는 처음으로 해외 투어를 떠나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애매하게 좋아했던 것은 없었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며 후회 없이 즐겼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늘 낭만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체력이 부치기도 하고, 돈이 부족해 온갖 계좌에서 잔돈을 긁어모아 삼각김밥 하나를 겨우 사 먹기도 한다.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만큼이나 좋으니까! 그런 수고로움을 감수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훨씬 컸기 때문이고,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대상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들과 같은 곳에서 감정을 나누며 혼자였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순간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모여 나와 우리를 살게 했다.
이 귀엽고도 멋진 마음은 종종 현실에서 도망치게 해주지만, 거기서 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이고 싶다는, 조금은 엉뚱한 욕심이 나를 성장시키기도 한다. 고맙고 미안하다며 오히려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건넨 사랑이 나를 소모시키기는커녕 내 삶을 가득 채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배로 돌려받은 사랑은 커다란 발판이 되어, 내가 도망쳐 온 현실에 다시 한번 뛰어들 용기가 된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언가에 쉽게 마음을 주고,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고, 그것에 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다음을 기다리는 마음.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거창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아직 내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그중에는 분명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게 될 것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앞으로의 삶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다. 나는 또다시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고, 그 마음은 나를 몇 번이고 다시 일으켜 세워줄 테니까.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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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과 필름 - 영영
둥둥 떠오른다. 이따금 현실과 서먹해질 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그때의 나는 유독 못나 보인다. 한 걸음이라도 내딛기 위해선 일단 바닥에 발을 딱 붙이고 있어야 할 텐데, 떠오른 채로 휘적거리는 움직임이 제법 우습다.
누군가가 지나온 시간의 궤적에서 나와 겹치는 걸음을 발견할 때면, 다시 착지할 힘을 얻곤 한다. 열일곱에 만나 지금까지 알고 지내온 친구가 생각난다. 어쩐지 적다 보니 이 글은 그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될 것만 같다.
h에게.
같이 걸은 시간이 쌓여갈수록 나는 네가 하는 말에서 내 마음 한구석을 발견해.
너는 나쁜 것보다 좋은 것만을 바라보려 늘 애썼지. 타인이 가끔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서 혼자 눈물 몇 방울 흘렸고, 터무니없는 비약을 가끔은 낭만적이라 느껴지도록 만들어주고. 그 곁에서 한참을 머물렀어.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알겠다. 여태껏 설명하지 못한 내 지난 마음이 거기 있더라.
우리가 발 닿아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관계의 연속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 그래도 네가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현실로 돌아와 두 발 꼭 붙여 걸어갈 수 있었어.
누군가 내 마음을 온전히 알아주는 것, 사실은 불가능하지. 나도 타인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도 나와 비슷한 결의 생각을 안고 지내는 너를 보면 안심이 된다. 불과 몇 달 전 내가 하던 고민이 너에게 그대로 옮겨 간 것을 보았을 때. 서로 다른 시간을 지나면서도 비슷한 곳에 머물렀다는 게 그렇게 힘이 되더라.
잠시 현실에서 멀어지는 날에도 네가 너의 자리에서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도 두 발 붙이고 다시 살아갈 힘이 생겨. 그래서 고마워. 나도 너에게 그런 힘을 주길.
넌 알고 있으려나? 언젠가는 꼭 이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고 다짐하며 이만 줄일게.
여전히 현실과 서먹해지는 순간은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겠지. 그래도 나와 닮은 마음이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면 한 걸음쯤은 옮길 수 있겠다. 그러고 나면 나머지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둥둥 떠오른 채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같은 마음으로 헤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닮은 마음을 발견하는 순간이 되길 바라며.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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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심도 깊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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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길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길을 만든다.
이럴 땐 길을 잃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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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고은별 윤서연 이서현 최윤서
교정 강준 박지운 홍예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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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의 162번째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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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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