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다양한 삶의 문제에 직면하기에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좌절과 그에 따른 회복을 맞이한다. 어떤 상처는 오롯이 나의 의지로 치료해야 하고, 어떤 아픔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자연스레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의지로도, 시간으로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회복탄력성
당연히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한 상황 속에서의 좌절은 어느 때의 그 감정보다 쓰다. 가장 자신 있던 일에서 처음으로 실패를 마주했던 그날의 기억.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는 결과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뇌리에 박혔다.
그러나 어떤 좌절은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발판에 그치지 않는다. 예상치 못했던 순간 속으로 나를 떨어뜨려 다시 그 길을 걸어갈 용기가 있는지 묻는다. 실패를 맛봤던 일에 다시 성공을 향해 뛰어드는 일은 시간도, 과거의 나도 개입할 수 없다. 벌어져 있는 틈을 향해 다시 달려갈 때 우리는 전보다 조금 더 공중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도약의 가치는 충분하다.
찢어진 피부
빨갛게 부은 상처를 물에 씻는 것보다, 신경 쓰이지 않도록 반창고 하나 붙여두고 살던 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 이번 상처는 깊어서 오랫동안 흉터로 남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생각보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쉽게 잊히기에. 지나고 보면 회복하기 힘들었던 시간 속에서 간간이 찾을 수 있던 행복만이 기억으로 남아 있고, 무섭게도 마치 아름다운 순간들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 우리 몸의 방향은 회복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 오랫동안 흉터로 남아 있는 상처도 있다. 무뎌졌다 생각하지만 마주하면 무너질 뿐, 눈을 질끈 감아도 새어 나오는 눈물은 턱끝에서 한참 동안 맺혀있다. 다시 돌아간다면 달라졌을까 생각해 봐도 달라지는 것은 이 잡생각들의 유무이기에, 다시 한숨을 내쉬며 잊으려 노력하곤 한다.
분명한 것은 회복하지 못한 이별은 손을 내밀 용기를 주고, 회복하지 못한 나의 몸과 마음은 내 안에서 조용히 열매를 키우며, 영원을 잃은 기억은 지금을 더 깊이 사랑할 이유를 안겨준다.
모든 상처를 치유할 필요는 없고, 모든 관계가 회복될 필요는 없으며, 갈라진 틈을 붙일 필요는 없다.
아물지 않은 상처도 나의 일부가 되고, 없어지지 않는 흉터도 나를 이루는 결이 된다. 완벽함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우리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Film.